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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하게 떠나 명랑하게 돌아오는 독서여행

ByulNa 2020. 4. 11. 22:33

'유쾌하게 떠나 명랑하게 돌아오는 독서 여행'

책 제목처럼 '유쾌하게 떠나 명랑하게 돌아오는 독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이 책은 내가 요즘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꼬꼬독'을 운영하는 김민식 PD의 페이스북에 게시된 글을 보고 도서관에서 빌려보게 되었다.

(용인시 도서관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 짱짱맨!! - 서점에서 신간을 대여해 주다니!)

김민식PD님의 추천 책들이 요즘 내 독서 리스트다.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할 겨를이 없이 계속 읽고 싶은 책이 쌓여간다.

 

이 책의 저자는 기생충학을 가르치시는 '서민' 교수님이 책을 읽고 쓴 감상문 모음집이다.

이런 책을 소개하는 류의 책을 참 좋아하고, 그중에 내가 더 자세하게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중에 내가 읽은 책이 나오면 반갑고, 그 책에 대한 소감이나 평이 비슷할 때는 왠지 모를 쾌감이 느껴진다.

책을 읽고 쓴 감상문인데도, 

책 내용에 대한 스포가 전혀 없고, 어떻게 이런 책을 읽고 이런 생각과 연결할 수 있지? 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더 흥미로웠다.

 

이 책은 3가지 챕터로 나눠서 책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여행_이상한 나라에서 책 읽기

두 번째 여행_책 한 권이 사람을 바꾸진 않겠지만

세 번째 여행_읽고 쓰며, 명랑하게 삽니다

나는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들에 대한 감상을 모아 놓은 ' 두 번째_ 책 한 권이 사람을 바꾸진 않겠지만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러네이 엥겔른,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은 여성에게 예쁘 외모를 요구하고, 기준에 미달하는 여성을 비웃는다. 
외모와 관련없는 직업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은 예뻐지고 날씬해지려고 온갖 방법을 쓰는 수밖에 없다."

" 이 나이 때 남자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놀지, 커서 어떤 사람이 될지 생각하는데, 
여자아이들은 미디어에 나온 여성과 비교하며 자신을 탓한다."

 

"축구선수 박지성은 외모로 까이지 않는다. 왜? 그가 남성이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들은 아무리 대단한 업적을 남긴다 해도 외모로만 평가된다."

요즘 나는 거울을 보기가 싫다. 옷을 사기도 싫다. 예전보다 너무 살이 쪘고, 또 나 자신도 뚱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챕터를 읽는 내내 바로 내 얘기처럼 느꼈다.

 '외모 강박주의'

남자들은 결혼하고 아기 아빠가 되어 배가 나와도 아무도 손가락질하지 않으면서,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체형적으로 변하기도 했고, 여자들은 더 유전적으로 체지방이 많아서 더 뚱뚱해질 수밖에 없는데 왜 아이 엄마가 되고도 날씬함을 유지하도록 억압(?) 받아야만 하는 것일까??

뚱뚱한 여자들을 비하하는 사회 문화 속에서, 하나 같이 깡마른 한국 걸그룹 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외모 강박에 시달렸던 거 같다.

어릴 땐 나도 내 동생처럼 남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날씬하게 커야지~', ' 이거 먹으면 살쪄~', ' 중학생인데 허리가 큰 사이즈를 입네?' 등등 남자라면 안 들었을 말들을 들으며 자랐다.

이런 주입된 문화와 듣고 자란 말들이 내 외모 강박을 만든 거였다.

나도 모르게 우리 딸에게 "넌 날씬하게 커야 돼~" "예쁘게 자라야지~"  이런 말들을 무심코 자주 하는데, 앞으로 조심해야겠다.

  •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존중하기

  • 자신이 결점을 지닌 인간임을 인정하기

  • 외모보다는 기능에 관심 갖기

  • 외모 강박을 부르짖는 미디어 외면하기


나는 아이를 낳기 전까진 페미니즘이나 여성운동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엄마가 되고 난 후에야 깨달았다. 

'82년생 김지영'이 바로 '나'였다는 것을.

우리 사회에선 알게 모르게 여성과 남성은 차별된다.

아이를 키우는 남자 직원에겐 "앞으로 책임질 식구가 더 늘었으니 더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라"라고 하면서,

여자 직원에겐 "아이를 우선으로 하세요"라고 하거나 "이제 아이 때문에 직장생활에 소홀하겠군"이라고 지레짐작한다. 

왜 육아에 대한 모든 책임은 '엄마'에게만 지우는 것일까.

10개월의 임신기간뿐 아니라 출산의 과정도 험난한데 아이를 잘 키우는 것까지도 오로지 '여성'의 역할이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 내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을 법한 페미니즘 관련 책들을 많이 소개받아 좋았다.

"남자들이여, 밤낮 인터넷에서 여자만 욕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다. 제발 책 좀 읽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