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아침상념

- 완벽한 하루

ByulNa 2020. 5. 23. 00:01

 

정말 오늘이 재택근무 마지막 날일 줄 알았다.

그래서 월~목을 하루 10시간씩 일해서 근무시간을 채우고, (무려 아침 7시부터 18시까지..ㅠㅠ)

금요일은 7시~11시만 근무! 

12시에 미용실을 예약했다. 얼마만의 미용실인지..ㅠㅠ

코로나 때문에도 못갔지만, 평일에는 눈뜨자마자 근무하고 일 끝나면 바로 하원 하러 가야 하는 신세라 펌 하는 3시간도 내기가 힘들었다.

 

 

 

펌 하는 동안 책읽기.

오늘의 픽은 '2020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요즘은 소설책이 너무 재밌다. 작가님들은 어떻게 주변에 있을 법한 가상의 인물들을 만드는 걸까. 게다가 소설 속 배경이나 주변 인물들의 묘사까지 너무나도 상세하게 말이다. 글을 읽으며 나만의 상상 속에 빠져든다.

이런 게 바로 힐링이 아닐까 생각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온도.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시큼한 파마약 냄새. 온전히 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이 3시간을 위해 하루 10시간씩 미리 일했구나..

 

갑자기 띠링띠링 카톡 알람이 울린다.

"우리 다음 주도 재택근무래요~"  헉.. 난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다했는데!

마치 긴 방학 끝 (실제로 쉰 건 아니었지만..) 개학을 맞이하는 학생처럼 머리도 하러 왔는데!

또 연기된 재택근무.. 이제 6월이나 되어야 정상출근이겠구나..

모바일 플랫폼 시대여 만만세!  이렇게 굳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일할 수 있는 세상이 오다니!

앞으로 우리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얼마나 더 새로운 세상일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도, 직업도, 내가 초등학생 땐 없었던 직업인데,

굳이 장래희망 같은걸 미리 정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어떤 직업이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대다. 

 

가슴 아래까지 오던 치렁치렁 긴 머리를 싹둑! 짧은 머리. 로맨틱. 성공적. 너무 좋다! 이제 머리를 더 자주 감을 수 있겠어!ㅋㅋ

미용실 끝나고 혼자 카레 혼밥까지 하고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재택근무하며 집에서 일하니 계속 집안일을 하게 된다. 집이 지저분하니 정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집에서 밥을 차려 먹으니 설거지를 해야 하고.

코로나 전에는 출퇴근을 해야 하니 아침에 눈뜨면 회사 갈 준비 (씻고 화장하고 옷 갈아 입고) 아이 깨워서 등원 준비시켜 시간 맞춰 나가기 바쁘니 집은 늘 폭탄 맞은 상태였다.

퇴근했다고 해서 집 상태가 나아졌을 리 없다. 우렁각시는 없으니.. 

퇴근길에 하원 시켜 돌아오면 옷 갈아 입고, 저녁 차려 먹고, 아이 목욕시키고, 재우면.. 나도 같이 잠들어 버림..

평일엔 겨우 설거지와 빨래만 돌리니 우리 집은 늘 지저분했다. 정리도 안되어 있고, 창틀엔 먼지 가득.

 

친구네 집에 가면 늘 깨끗한 집이 부러웠는데. 그 집이 왜 깨끗했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집에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확실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청소를 할 수밖에 없고, 집 꾸미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평일에 겨우 잠만 자는 공간으로만 활용되던 우리 집을 깨끗하고 예쁘게 꾸밀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늘 밖으로 돌아다니니 옷이나 가방 신발을 샀지..

 

책장용 정리함 구매로 전보단 훠얼씬 깔끔해진 우리 집! (비포 모습은 차마....)

앞으로도 계속 깨끗하고, 정리정돈된 모습을 유지해보자!

 

꿀 같은 평일의 휴식!

이 하루의 황금시간을 위해서 열심히 달려왔던 것이지!

다음 주에 또 하루 쉴 수 있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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