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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도 인생이니까

ByulNa 2020. 4. 20. 15:31

평일도 인생이니까
국내도서
저자 : 김신지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RHK) 20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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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오늘 아침 글을 쓴 사람이다" 
그것은 내가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세계였다. 단지 오늘 아침 일어나 글을 쓰면 되므로.

 

책을 쓰는 '작가' 거나 블로그에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읽을 때면 참 대단하다고 늘 생각했다.

내가 '작가'가 된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작가'는 아무나 될 수 없고, 내가 다가갈 수 없는 멀리 동경의 대상이라고만 생각해 왔었다.

그래, 작가가 별거겠어? 이렇게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나는 '작가'다.

직업적 의미로는 돈을 받고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 이겠지만, 그냥 오늘 아침 글을 쓰면 나는 '작가' 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삶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최고의 작가가 되는 것을 어렵더라도, 매일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세계에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오늘의 일을 마치고 만족감 속에 맥주 한잔을 마실 수 있었다.
대단한 성취를 좇거나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나와 약속을 하고 조용히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되다'와 '하다'를 혼동하지 않으면 70점은 문제가 되지 않는 거였다.
그러니 좋아하는 일 앞에서 우리가 물어야 하는 건 성공 여부가 아닐지 모른다.
되고 싶어서인가, 아니면 하고 싶어서인가 하는 것.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문구였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이런 생각은 자주 했었는데, '되다' 와 '하다'의 혼동이라니!

나는 늘 '되는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살아왔다.  

'취업해서 돈버는 사람이 되자' , ' 일 잘하는 사람이 되자' , '좋은 엄마가 되자', ' 좋은 친구, 좋은 사람이 되자' 등

이제 '하고싶은 것' 에 초첨을 맞추고 싶다. 

하고 싶은 일에 결과 따위가 중요할까.  

하고 싶은 것을 소소하게 즐기면서 하루를 마감하며 만족감에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시면 그게 행복한거지 뭐. 

 

사는 것마저 '잘' 해야 할 것 같아서 아등바등 스스로를 들볶았는지도. 
그래야 제대로 사는 거라고 생각했는지도.
잘 살지 않고 그냥 살아도 되는 거였는데. 
무엇보다 제대로 사는 인생이라니. 그런건 없는데도.
뭘 또 잘하려고 해. 그냥 해도 돼.

 

잘하려고 하는 게 문제다.

그냥 하면 되는건데, 난 늘 '잘'하려고 온몸에 힘을 준다.

'잘'하는 것에 딱히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살면 되는건데 뭘 그리도 '잘'살려고 애쓰는건지.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서 살아야지.

 

김신지 작가의 에세이.

소소하고 담백한 어투로 술술 읽히는 글이다.

그냥 친구랑 대화를 주고 받는 기분인데, 마음은 왜이렇게 힐링이 되지?

작가님 ! 정말 감사해요!